발암물질에 대하여 잘못 알고있는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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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의 산하 IARC가, 최근 아스파탐을 발암물질 2B 군으로 지정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있습니다. 소시지와 햄 등 가공육을 발암물질(carcinogen) 1군으로 지정한 지 오래 되었습니다. 과연 그런 군(그룹)들은 무엇이며 해당 물질이 어떤 것들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발암 물질의 그룹(군)과 해당 물질들
발암 물질은 말 그대로 암을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세계보건기구(HWO)는 산하기관인 국제암연구소(IARC)를 통해 발암물질을 지정합니다. 발암물질은 크게 3가지 그룹으로 나누어집니다.
1군 발암물질
사람에게 확실히 암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있는 물질입니다. 여기엔 우리가 짐작하고 아는 대부부의 발암물질이 포함됩니다. 현재 118가지가 지정되어있습니다. 담배와 술, 방사선 라돈과 석면가루, 벤젠등이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위장 속에 사는 세균인 헬리코박터와 간염바이러스, 햇빛과 공기오염(미세먼지), 특이하게 소금에 절인 생선 등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경구피임약, 폐경기 때 처방되는 에스트로겐 호르몬도 1군 발암 물질입니다. 소시지와 햄 등 가공육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1군에서 강조해야 될 것은 술입니다. 술은 암과 크게 관련이 있다고 알고는 있지만 사실 가장 간과되는 발암 물질입니다. 그리고 담배입니다. 이 두 가지는 우리 주변에 가장 보편적으로 광범위하게 존재하면서 강력하게 암을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2군 A 발암물질
흔히 발암 추정 물질(probable carcinogen)로 불립니다. 동물에선 증거가 충분하지만 사람에겐 증거가 부족한 경우입니다. 75가지가 있는데 우리가 눈 여겨 볼 것은 교대근무와 고온에서 기름으로 튀기는 후라이 요리입니다. 또한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붉은색 살코기가 추가되었습니다. 발암물질에 교대근무와 같은 생활 패턴이 포함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실제 교대근무는 호르몬 균형의 파괴로 유방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교대근무는 가능한 줄이고 꼭 해야 한다면 시계방향으로 그러니까 '오전 - 오후 - 야간' 순으로 근무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전' - 야간' - 오후의 시계 반대 방향으로 교대근무해서는 안좋다는 의미입니다.
2군 B 발암 물질
흔히 발암 가능 물질로 불립니다. 인간에게 제한적 증거(limited evidence)가 있고 동물에서도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말합니다. 모두 288가지가 있는데 여기엔 커피와 김치, 코코넛 오일, 스마트폰 자기장이 포함됩니다. 커피가 방광암을 일으키고, 미미한 수준이지만 전자파가 뇌종양과 백혈병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화학물질 뿐 아니라 뜻밖에 발암물질이 아닌 듯한데 발암물질인 것들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치료 |
발암물질에 대한 오해와 바른 시각
발암 물질에는 우리가 자주 접한는 물질이나 음식들이 있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노출은 바로 암으로 직결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가 있습니다. 그리고 심한 우려와 오해가 발생됩니다. 그래서 다음으로 그 사실에 대해 설명하려고 합니다.
1. '발암물질은 곧 암이다'로 보는 시각입니다. 발암물질의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물질에 노출된 사람과 노출되지 않은 사람이 나이와 직업, 성별 등 다른 요인이 동일하다 가정할 때 암에 더 많이 걸리거나 혹은 더 일찍 발생하면 그것이 바로 발암물질입니다. 그러니까 발암물질은 확률의 개념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2. 오해는 양에 관한 문제입니다. 이것은 발암물질뿐 아니라 대부분의 유해물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제가 물에 청산가리를 섞어 마신다면 죽을까요? 반대로 맹물만 마신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청산가리를 섞으면 죽고 맹물은 마시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대답한다면 틀리 수 있습니다. 양에 관한 문제를 따져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청산가리를 섞지만 극미량만 섞는다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독극물이라도 극미량이라면 괜찮은 것입니다. 우리가 대부부의 유해물질에 기준치를 정하는 이유도 여기 있습니다.
햄과 소시지 같은 가공육을 하루평균 50g 이상 매일 섭취하면 직장암 발생률이 18% 증가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하루 평균 가공육 섭취량은 기준치에 미치지 못합니다. 세계보건기구는 붉은색 살코기를 매일 100g 섭취 시 암 발생률이 17% 증가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따라서 발암물질이라도 소량에 그 빈도가 적다면 덜 걱정해도 된다는 뜻입니다.
3. 이해득실을 따지는 선택의 문제가 있습니다. 1군 발암물질 가운데 사이크로스포린(cyclosporine)이란 약이 있습니다. 장기이식 후 거부반응을 막기 위해 사용하는 면역 억제제입니다. 이 약을 오래 쓰면 암 발생률을 높이므로 발암물질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 약을 쓰지 않으면 수술 후 단 며칠 만에 이식 거부반응으로 숨질 수 있습니다. 병원에서 시행하는 CT와 PET 등 방사선 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1군 발암물질인 방사선을 이용합니다. 검진 목적으로 이들 검사를 자주 받아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내가 증세가 나타날 때 어떤 병인지 알기 위해서 혹은 수술 후 재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선 이들 검사를 받는게 좋습니다. 전체적으로 그게 나의 이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발암물질에 노출이 되었다고 암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목록에 올라가 있는 물질들에 대해서 알고 있고 그 양과 노출 빈도를 조절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햇빛도 발암물질에 포함이 되었지만 적당한 노출은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기 때문입니다.